지난 번 본가에 가서 부모님께서 은행을 주셨습니다. 은행은 지독한 냄새에 코를 잡게 만드는 가을철 단풍 끝물에 고약한 냄새가 많이 나지요. 은행 열매의 과육 부분은 제거된 내부의 알맹이만 골라서 주셨지만 역시나 맛이 있는 것은 역시나 손이 한 번 더 가야합니다.
우선 가지고 온 은행의 일부만 외부 껍질을 벗기기로 했습니다. 어릴 적 도마에 놓고 홍두깨로 하나씩 깨던 기억이 나네요. 아파트라서 아랫집에 울리게 되어 그 방법은 사용할 수가 없어 다른 방법을 찾아보았습니다.
마침 주방에 호두를 깨는 기구가 보여서 이거다 싶어 호두까는 기구로 은행을 까기로 했습니다. (까긴 뭘까지? ^^) 일단 은행 껍질을 제거하기에 앞서 럭비공 모양의 약점을 생각해보니 양 옆의 각진 부분이 벌어지면 좋겠다 싶네요.
은행의 각진 부분이 호두까는 기계안에 힘을 받도록 넣어주었습니다. 집에 뺀치나 롱로우즈 등의 지렛대를 이용하여 힘을 가할 수 있는 도구라면 뭐든 될 것 같습니다.
우선 기계에 힘을 가했더니 역시나 각진 모서리 부분이 힘을 받아서 슬며시 벌어집니다. 문제는 처음부터 끝까지 수작업으로 진행해야 한다는 점이죠.
이렇게 하나하나 은행껍질을 까기 시작했습니다.
얼마 안 되는것 같지만 다 까고 보니 껍질이 꽤나 많습니다. 은행껍질을 까고 나니 손이 살짝 얼얼합니다. 손 끝에서는 솔솔 풍겨오는 고향의 냄새~~ 가을철 길거리에서 맡을 수 있는 그 고향의 냄새 맡습니다.
아이들이 옆에서 자기도 까겠다고 열심히 설치더니 은행냄새를 맡고는 전부 자기 방으로 줄행랑입니다.
우선 일주일 안에 먹을 일부만 은행 껍질을 까 보았습니다. 은행 껍질을 깠으니 호프집에서 주문해서 먹던 은행구이가 생각이 나서 프라이팬을 예열하기 시작했습니다.
예열된 프라이팬에 기름을 살짝 두른 후에 은행을 조금 넣어주었습니다. 은행은 독성이 있어 많이 먹는 것보다는 조금씩 먹는 것이 좋다고 해서 1인당 4알씩만 굽기로 했습니다.
대학 다니던 당시 투다리 등에서 나오는 은행꼬치구이가 어찌나 맛이 있던지요, 키친타올로 껍질 살살 벗겨서 맛소금 뿌려먹는 맛은 먹어본 사람만 알 수 있습니다. 오늘의 간식은 소금뿌린 은행구이이기에 기름에 살짝 볶아 준 후에 소금을 뿌리기로 했습니다.
은행을 너무 센 불로 구웠는지 부피가 팽창하면서 껍질이 다 벗겨져서 키친타올로 껍질을 벗길 필요가 없었네요. 마지막에 소금을 살짝 뿌려서 아이들에게 먹으라고 하니 싫다고 합니다.
하지만 입에 살짝 대 보더니 금새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겨울철 영양 간식으로 은행!! 추천합니다.
은행은 다음과 같은 기능이 있다고 합니다.
에 도움을 준다고 하는데요,
특히 은행잎의 추출물은
등에 개선 효과가 있다고 하네요.
아직 은행 영양밥은 시도하지 못했으나 돌솥밥에 있는 영양밥처럼 밥에도 한번 넣어서 조리를 시도해보아야겠습니다. 국립산림과학원에 정리된 레시피를 가지고 왔습니다. 다음에 시도 후기도 남겨보겠습니다.
① 재료는 쌀과 찹쌀, 수수, 흑미, 은행 15알, 호두 30g, 표고버섯 2개, 마른홍합 60g, 대추 4알, 부추, 소금, 간장, 고춧가루, 참기름을 준비합니다.
② 쌀과 찹쌀, 수수, 흑미는 깨끗하게 씻어 30분 정도 불렸다가 건져 냄비에 안쳐 주세요.
③ 은행은 속껍질을 벗기고, 호두는 미지근한 물에 담가 불렸다가 건집니다.
④ 표고버섯은 기둥을 자른 후 얇게 썰고, 대추는 씨를 발라내고 반으로 자릅니다.
⑤ 마른 홍합은 미지근한 물에 불립니다.
⑥ 준비한 모든 재료를 불려 놓은 쌀 위에 얹고 물을 부은 후 소금으로 간을 한 후 밥을 짓습니다.
⑦ 밥물이 끓기 시작하면 불을 약하게 줄여 15분 정도 뜸을 들이세요.
⑧ 송송 썬 부추와 간장, 참기름, 고춧가루 적당량을 잘 섞어 양념장을 만들어줍니다.
⑨ 먹음직스럽게 지어진 은행영양밥을 골고루 섞은 후 양념장을 곁들여 드세요.
식품의약청의 보조자료에 따르면 독성으로 인해 섭취에 주의가 필요한 씨앗에 대한 것을 발표한 적이 있는데요, 청매실 씨앗과 은행에 대한 주의사항을 안내하고 있어 정리했습니다.
청매실(과육 포함)에는 시안(청산)배당체를 함유하고 있어 날 것으로 먹지 말고, 술을 담그거나 설탕에 절이는 등 자체 소화과정을 거쳐 시안배당체를 분해시킨 후 섭취해야 한다.
※ 시안(청산)배당체란?
그 자체는 유해하지 않으나,
효소에 의해 분해되어 시안화수소를 생성하여
청색증 등 유발, 과량섭취 시 사망할 수도 있음
(가열하면 효소가 불활성화되어 독성이 생성되지 못함)
은행의 경우 시안배당체와 함께 메칠피리독신이라는 독성물질을 함유하고 있어 반드시 익혀서 섭취해야 하며, 어른은 하루 10알 미만, 어린이는 2~3알 이내로 섭취하여야 한다고 합니다.
※ 메칠피리독신
한번에 많은 양을 먹으면
의식을 잃거나
발작을 일으키며
심할 경우 사망할 수도 있음
(가열해도 독성은 유지)
☞ 아이들이 더 먹고 싶다고 해도 많이 먹지 않도록 말려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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